봄이 찾아오면서 주말 내내 많은 웨딩 고객님들을 모셨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서 실질적인 웨딩 스타일링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을 하는데, 여러 말보다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좋겠죠? 

 

최근의 경우 본식 자체만을 위해서 예복을 진행하시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본식 이후의 활용을 감안하여 결혼식이 끝난 후 데일리 수트로 활용하시기 좋은 다크 네이비 색상이나 다크 그레이 색상의 원단을 선택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하나 블랙 색상의 수트는 남성들의 세리머니 의상으로 가장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블랙 색상의 수트는 평소 관리가 어렵고 한국의 수트 문화에서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객님들께서 대여용 턱시도를 가지고 웨딩 촬영이나 본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역시 실용성을 위해서 그렇게 도와드리고 있지만 사실 못내 아쉬운 구석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남성들의 세리머니 의상으로 가장 중요한 의상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수트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높은 중량감의 3피스 블랙 수트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세리머니용 의상으로 파티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단의 경우는 윤택감이 전혀 없는 완전히 매트한 질감으로 그 깊이감이 매우 풍부합니다.


라펠의 디자인은 세리머니용 의상답게 피크드 라펠로 제작되었고, 흔히 '턱시도 라펠'이라고 하는 새틴 공단을 덧대지 않았습니다. 새틴 공단을 덧대야만 세리머니용 의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틴 공단을 덧댄 라펠의 경우는 제 원단이 주는 통일성이 떨어지고 원단 자체에서 오는 매력을 반감시키는 경향이 있어 저는 별로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신부님들의 웨딩 드레스가 저마다 다양한 원단과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듯이 신랑들이 착용하는 수트 역시 테일러샵마다 추구하는 스타일과 디자인의 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유념하여 상담을 받고 완성된 옷의 착용샷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웨딩 고객님들께서 신부님의 웨딩 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가봉 투어를 하실 때는 샵마다의 특징과 착용해본 드레스의 디자인이나 실루엣 등에 초점을 맞춰서 비교 하시지만 테일러샵의 상담은 오직 원단에 대한 상담과 가격 그리고 웨딩 패키지에 대한 정보만을 궁금해하십니다. 


동일한 재료를 10명의 쉐프에게 주고 동일한 음식을 만들라고 해도 저마다 표현해내는 맛과 플레이팅이 다르듯, 테일러샵에서 같은 옷감을 가지고 옷을 만들 때도 이와 같습니다. 

 

네리꼬에서 제작하는 세리머니 의상인 예복도 우리가 제작하는 하우스 스타일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실루엣과 편안한 착용감, 풍성한 볼륨감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베스트의 경우는 기본 싱글 스타일에 5개의 단추 여밈을 가진 가장 베이직한 형태로 우리 제네리꼬의 경우는 베스트 포켓의 경우 기본 4개로 제작해드리고 있으나 이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변경이 가능합니다. 

 

바지의 경우 투-플리츠 형태로 활동성과 바지 주름 관리에 용이한 디자인이며 보다 클래식한 남성의 무드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셔츠는 흔히 턱시도 전용 셔츠라고 하는 윙카라 셔츠나 앞판에 주름이 있는 디자인이 아닌 기본 드레스 셔츠이며 보타이나 세리머니에 어울리는 솔리드 타이를 매치하여 원하는 무드를 연출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고객님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테일러샵에서 제작하는 예복을 본식에 입을 것인지 촬영 때 입으실 지에 대해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데, 제 생각은 당연히 맞춘 예복은 본식에 입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본식에 턱시도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는 앞서 수 많은 포스팅에서 설명을 드렸는데, 그렇기 때문에 굳이 턱시도를 대여해서 입는 불상사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대여용 턱시도는 당연하겠지만 다양한 고객님의 체형에 대체로 잘 맞아야하기 때문에 개별 고객님의 체형이나 테일러샵의 개성을 나타내는 하우스 스타일을 표현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수 많은 웨딩 사진이나 웨딩 화보를 보아도 여성의 드레스만 보일 뿐 남성의 수트는 보이지가 않는 것입니다.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죠. 굳이 턱시도를 입고 싶으시면 웨딩 촬영에 한 두 컷 정도로 기분을 내시고 '진짜 당신의 수트'는 본식에 입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테일러샵이라면 턱시도를 대여하여 장사할 생각보다는 진짜 당신의 옷을 지어드리는 것에 온 정신과 노력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