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포스팅입니다.매년 1월까지는 코트 제작의 막바지 작업과 새해를 구상하는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제네리꼬는 지난 2018년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청담 신규 매장 오픈, 공식 홈페이지 오픈, 블로그 리뉴얼, 해외 화보 촬영 등 너무나 많은 프로젝트를 쉼 없이 진행해왔습니다. 

2019년도에도 변함없이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고자 새로운 영업 전략 수립 및 새해 사업 계획 업무로 머리가 복잡하지만 말이죠.

케이블 방송 <알쓸신잡2> 에 패널로 나오는 건축가 유현준 씨의 저서 <어디서 살 것인가> 본문 중, 골목길의 중요성과 걷기의 즐거움을 설명하는 대목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걷고 싶은 환경이 되려면 걸을 때 풍경이 바뀌어야 한다. 그 풍경은 다양한 가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서울 강남에서는 잘 안 걷게 되어도 뉴욕이나 로마에 가면 즐겁게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어디서 살 것인가, 유현준 2018>

참 많은 생각을 들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풍경의 변화와 걷는 즐거움은 상관관계가 있듯이 우리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드리기 위해서 (마치 로마의 좁은 골목길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풍경들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때로는 한계점에 봉착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서울의 구시가지인 종로, 을지로, 북촌 등을 걷다 보면 주변 풍경의 변화가 즐거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획적으로 도시를 설계한 강남, 분당, 일산, 김포 등과 같은 신도시를 걷다 보면 때론 여기가 어디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띄고 있죠. 웅장하고 반듯하게 지어진 새 건축물과 넓고 반듯하게 뚫려있는 신도시에서 보행자는 편안함보다는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은데 이 부분이 바로 제가 가장 집중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소외감이 아닌 편안함...

하지만 우리와 같은 비스포크 테일러샵은 기성 브랜드보다 변화에 가장 능동적이며 적극적이면서 동시에 역설적이게도 가장 변화를 거부하는 곳이기도 하거든요. 매년 1월이 되면 참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왜 나는 양복점을 운영하는가?'
'우리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있기는 한 것인가?'
'제네리꼬는 어떤 브랜드인가?'

6년째 양복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생각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 같습니다. 

2019년도의 사업 계획도 이러한 고민들 속에서 하나씩 채워가는 중입니다. 최고의 브랜드가 되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지만 '마치 중세 유럽 도시의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고 싶은 브랜드가 되겠다'라는 어려운 다짐을 해봅니다.



까노니코의 빈티지 코팅 원단으로 완성된 제네리꼬의 래글런 코트입니다. 제네리꼬에서 가장 주문량이 많은 형태의 로브 코트 형태의 래글런 코트입니다. 



소매 커프스와 허리에 벨트가 있는 로브 코트 디자인입니다. 라펠과 칼라의 스타일은 현재 대부분의 래글런 코트에 적용시키고 있는 제네리꼬의 하우스 칼라, 고지라인, 라펠의 모양입니다. 고객의 특별한 주문이 없는 한 해당 디자인으로 제네리꼬 래글런 코트에 통일성을 주고 있습니다. 



제네리꼬가 제작하는 래글런 코트의 기본 라펠과 칼라, 고지 라인입니다. 통일성을 위해 특별한 요청이 없는 한 해당 스타일로 제작됩니다.

까노니코의 빈티지 코팅 컬렉션은 많은 아티클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물론, 이는 국내 에이전시의 유통 및 재고, 영업 등의 복합적인 문제이지 까노니코 자체의 코팅 컬렉션이 부실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접근 가능한 가격과 퀄리티 측면에서 장점이 매우 많습니다. 

해당 아티클은 오트밀 색상에 가까우며 굵은 헤링본 패턴으로 질리지 않고 오랜 세월 길들이며 입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로브 코트 형태의 래글런 코트로 허리 벨트가 있습니다. 매듭법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 연출이 가능합니다. 





래글런 코트만 보여드리고 있어 참 송구합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우리 제네리꼬의 겨울은 래글런 코트의 주문량이 압도적입니다. 래글런 코트의 패턴과 메이킹에 우리 제네리꼬만큼 많은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곳도 드물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 주문해주신 코트들이 하나씩 완성되어 고객들 품에 하나씩 납품되고 있지만 바쁜 일과로 인해 모든 코트를 촬영할 수 없음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의 코트를 소개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