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각별히 건강관리에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인 우리 제네리꼬의 고객님은 저희에게 있어서 참 각별한 분인데, 정말 멀리서 우리 제네리꼬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기 때문이에요. 얼마나 멀리서 찾아주시길래 이런 이야기를 하냐고요? 

제.주.도

네, 아마 우리 제네리꼬를 아껴주시는 수많은 고객님들 중에서 가장 멀리서 우리 제네리꼬를 찾아주시는 고객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간혹 지방에서 찾아주시는 고객님들도 계시지만 이 고객님처럼 정말 오랫동안 잊지 않고 매번 가봉과 중가봉 그리고 납품 과정까지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가며 옷을 주문해주시는 분은 없습니다. 열정도 대단하시지만  늘 응원해주시는 고객님의 마음이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 고객님께서 새 옷을 진행하셨습니다. 

가봉 , 중가봉 그리고 납품까지... 서울에 계시는 여타 고객님들보다 오래 걸렸지만(여름에 주문하셨지만 지난 연말에야 옷을 찾아가셨습니다ㅠㅠ) 고객님이나 저희 모두 결과물에 만족하며 행복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내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특히나 여름철에는 실내 냉방병을 걱정하고 겨울에는 과도한 난방으로 인해 실내가 건조하여 가습기를 가동하는 것처럼 하복지, 추동지와 같이 계절감을 나타내는 원단 선택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와 같이 핸드메이드로 수트를 짓는 곳에서는 너무 얇고 부드러운 원단이 꼭 좋은 선택이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기성복과는 다른 방식의 수공 작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어느 정도 중량감을 지닌 원단이 여러 부자재를 엮는 바느질 과정을 견디고 무딘 다림질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옷의 완성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테일러샵을 운영하는 저의 생각으로는(물론 정답이 아닙니다!) 적어도 300gms 정도의 원단이 우리나라 수트 환경에서 4계절 원단으로 적합하며 이에 해당하는 중량감 정도는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옷의 완성도가 테일러가 계획하는 방향으로 완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고객님께서 입고 계신 수트의 중량감은 370gm의 2X2 Twill 원단으로 원단이 꽤나 튼튼한 편이며 매트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대한 부드러운 방식으로 메이킹을 진행하였지만 꽤나 선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네리꼬의 하우스 스타일과 고객님의 취향을 반영하여 완성되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고객님께서 한 벌의 수트와 함께 주문하신 코듀로이 팬츠입니다. 라이트 브라운 색상으로 은은한 윤택감과 골지의 간격이 좁은 영국 덕데일 사의 코듀로이 원단으로 완성되었지만 이제 더 이상 덕데일의 코듀로이 원단은 만나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컬렉션이 중단되었거든요...ㅠㅠ



코듀로이 팬츠와 새로 진행하신 수트의 자켓만 매치하셨을 때의 모습입니다. 다크 그레이 색상의 자켓과 브라운 계열 색상의 코듀로이 팬츠가 꽤나 조화롭게 보이죠? 아마도 모두 따뜻한 계열의 색상 때문일 것 입니다.

코듀로이 팬츠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활용도가 좋습니다.



제가 만약 고객님과 같은 처지라고 가정했을 때, 과연 옷 주문을 위해 매번 번거로움과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서울까지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통의 존재> 이석원 작가의 새 이야기 산문집인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세계와 세계가 만나는 일. 그래서 나는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의 세계가 넓길 바란다. 내가 들여다볼 곳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나눌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끔은 세계가 전혀 없는 사람도 있더라. 그러니 상대의 입장에서 내가 품은 세계는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도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한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2017), 이석원>

우리 제네리꼬가 품은 세계의 면적이 어느 정도 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할 대목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고객님.